작업후기 8. 그녀 이야기 - 리지 기차를 사랑하는 한 소년이 있었다. 소년은 기차가 들르는 곳이면 어디든 갔다. 어느 날 문득, 소년이 전화를 걸어와 원주에 가겠노라 했다. 나는 잠과 피곤이 덜 깬 상태에서 전화를 받았기에 그 소년의 목소리가 반갑지만은 않았다. 어디를 데려가야 하지? 뭘 먹이지? 갈 곳이 없는 게 아니라. 내가 아는 곳이, 아는 것이 없음을 깨달았다. 오랫동안 보헤미안 같은 삶을 산 이유도 있을 테지만, 무지했고 무관심했고 사랑하지 않은 탓이다.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때 소년과의 만남은 불발되었다. 하지만 언제든 그 소년이 온다 하면 지금은 괜찮다. 내가 사는 이곳, 보여주고 싶고 같이 가고 싶은 곳이 있다. 나는 많이 아팠고, 그래서 자꾸만 동굴로 들어가고 있을 때 내 친구 J와 M은 나를 데리고 여기저기 다녔다. 우리.. 더보기 이전 1 ··· 3 4 5 6 7 8 9 ··· 25 다음